김이지 변호사칼럼_다양한사건을 취급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대전 변호사 김이지입니다.

올해도 저물어갑니다. 추워지는 날씨만큼 마음까지 추워지지 않으려고 더욱 밝은 표정으로 다니게 됩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변호사회에서는 내년도에도 각 법원에서 국선변호인 등으로 활동할 것인지 신청을 받곤 합니다. 저는 그 동안 해마다 번갈아 가며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 그리고 군사법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국선변호인 풀에 들어가 국선변호 활동을 해왔습니다.

어김없이 내년에도 계속 할 것인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내년부터는 이혼 사건을 주력 분야로 하여 많이 알리고 좀 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전문성을 키우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혼과 민사 외의 다른 분야, 예를 들어 형사 사건에까지 집중력을 분산하지는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내년도에도 고등법원의 국선변호인을 지원해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원래 민사사건과 행정사건을 주로 수행해 왔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새내기 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하였던 해에는 민사 사건 중에서도 사해행위 취소소송이라는 분야를 한 해에 수십 건을 할 정도로 전문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 다음해부터는 민사사건과 이혼사건을 대략 2:1의 비율로 해왔고, 단독 개업을 하면서 주력으로 하는 분야를 ‘이혼’으로 정하였습니다만, 여전히 가급적이면 다양한 분야를 모두 취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하시는 질문이 ‘그럼 전문은 무엇인가요?’인 만큼, 특정 분야에 깊은 전문성이 있는 것이 변호사의 미덕이자 경쟁력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런 추세에 맞추어 특정 분야 하나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저에게 오시는 의뢰인들과의 관계가 떠올랐습니다. 올해 들어 몇 건의 형사 사건을 수행하였고, 모두 결과가 좋았습니다.

특히 지인을 통해 의뢰가 들어온 미국인 Ryan을 변호한 일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해외에 있어 한국에 들어와 조사를 받기도 어렵고 언어장벽 때문에 한국경찰에 자기의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결백함을 납득시키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변호를 맡게 되면서 Ryan은 무척이나 안심하고 기뻐했고, 저와 좋은 팀웤을 보여준 덕분에 무사히 사건이 해결되어 저도 참 보람을 느꼈었습니다.

Ryan의 형사사건을 잘 변호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변호사 생활에서 형사 사건을 전문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사법연수원에서 검찰실무를 배웠고 검찰에서 2개월간 검사직무대리로서 시보를 하면서 형사 사건 처리의 구조 및 생리를 알고 있었으며, 틈틈히 국선변호 사건을 맡으면서 형사 사건을 접해왔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점을 깨닫자, 저는 비록 제가 주력으로 하는 분야는 아닐지라도 형사나 의료, 조세 등 여러 다양한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취급을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한번 오신 의뢰인들은 다음번에 다른 법적 문제가 생기면 다시 도움을 청하시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사기 사건의 피해자를 대리한 적이 있는데 그 의뢰인은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건물 임대차 관련 소송도 저에게 맡기셨고, 부모님의 이혼 사건이나 자신이 소송을 당한 민사사건도 계속하여 의뢰하셨습니다.

저는 한번 인연을 맺은 의뢰인에 대하여 그 분의 평생에 걸친 법적 보호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것을 저의 변호사 생활의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한 의뢰인의 인생에서 어떠한 분야에 법적인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것은 제 분야가 아니니 다른 변호사에게 가세요’라고 대답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분야는 저의 주력 분야는 아니지만, 제가 다루어본 경험이 있으므로 조언을 드릴 수 있습니다. 만일 의뢰를 하신다면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철저히 연구하여 해결해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저의 의뢰인들과 저는 견고한 신뢰관계를 만들고 있으므로, 의뢰인들은 법적인 문제에 있어서 저를 의지하고, 저는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저에게 오는 의뢰인의 평생에 걸쳐 일어날 수 있는 법률문제를 다 돌보아주려고 합니다. 즉, 법률주치의 같은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저는 내년에도 국선변호인으로 활동하기로 결심하였고, 행정심판이나 조세사건의 국선대리도 여력이 닿는 한 열심히 하기로 하였습니다. 저의 모든 의뢰인들의 잠재적 법적 문제를 조금이라도 더 잘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설령 어느 한 분야를 전문으로 표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전문분야가 아닌 사건들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닌 다른 다양한 분야들, 예를 들어 세금 문제 등 특수한 분야들의 커리어를 일부러 쌓아가고 있는 변호사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많은 업무의 부담을 무릅쓰고서라도 항상 노력하고자 합니다.


저의 법적인 보호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변호사 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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